비행기 창밖에서 찬란한 도시의 불빛들을 내려다보며, 세상은 온통 수많은 관계의 망들로 얽혀있다는 생각에 잠겼다. 어떤 관계는 진심 어린 유대로 형성되지만, 어떤 관계는 책임감이라는 무게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그 안에서 자발적인 선택과 어쩔 수 없는 필요의 경계는 자주 모호해진다. 이렇듯 인간관계의 연결고리란 눈부시게 아름다우면서도, 때로는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기도 하는 법이다.
온전히 본능에 손길을 맡긴 채 젖은 종이 위로 붓을 움직이며, 즉흥성과 통제 사이의 균형을 오간다. 잉크가 종이에 스며들 때마다 생겨나는 번짐과 점들은 예측 불가능함을 만들어내고, 그 속에서만 피어날 수 있는 의도된 형태를 찾아 나간다. 굵고 가느다랗게, 때로는 떨리듯 날카롭게 뻗어 나가는 선들은 우리 관계 속에 존재하는 섬세하고도 흐릿한 경계이자 인간관계의 복잡다단함을 고스란히 비춘다. 의도와 우연이 교차하며 빚어내는 삶의 이면처럼, 관계에 공존하는 아름다움과 무게감이라는 이중적인 본질을 화폭에 담아내고자 한다.

연결 (Connection) I
48 x 36 cm
310g/m² 종이에 아크릴 잉크와 오일 파스텔
2024

연결 (Connection) II
36 x 48 cm
310g/m² 종이에 아크릴 잉크와 오일 파스텔
2024

